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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감상 남기기

<보보스> : 우리 시대의 엘리트는 어떤 모습일까?

by 100살부자 2023. 10. 3.

이 책을 읽기 전에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거라 기대했던 키워드는 3가지였다. "부자 심리", "상류층 아비투스", "소득에 따른 생활방식의 차이". 그걸 알고 나면 내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책을 읽기 전 예상했던 정도보다, <보보스>는 꽤나 이론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별로였기도 하고, 생각보다 괜찮기도 했다. 별로였던 부분은 너무 이론적이라서 재미가 없었다. 나는 글과 책 포함 모든 컨텐츠는 재미있어야 한다는 신념(!)이 있다. (이론서라고 해서 다 재미없는 건 절대 아니다. 내가 살면서 읽은 책 중 가장 재미있었던 책 TOP10 중에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가 있다.)

 

괜찮았던 건, 일단 '보보스'라는 개념에 대해서 제대로 알게 되었다는 거다.

 

부르주아 + 보헤미안 = BOBO

 

서구권에서 서로 상충되는 집단/개념이었던 부르주아와 보헤미안이 점점 융합된 게 (정반합처럼) 바로 보보스다. 부르주아들은 우리가 생활에서 흔히 쓰다시피, 기득권층이다. 세속적인 성공과 권력을 추구하고, 도덕적이며, 엘리트주의적이다. 반면 보헤미안들은 히피 정신에서 뻗어나온 것이다. 반기득권적이고, 급진적이고, 물질주의와 시스템과 기업에 반대한다.

 

그런데 이게 합쳐지다니? '신중한 중용'의 정신을 통해 이게 가능해진다. 중용이라는 의미 대로 각 진영의 장점을 요리조리 합치고 버무려 새로운 문화를 빚어낸다. 보헤미안의 정신을 가진 기업가, 재테크 좀 할 줄 아는 예술가, 예술을 전문가 수준으로 파고드는 전문직, 사업가적인 마인드를 설파하는 지식인.

 

그리고 이건 현대 경제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고, 가장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스며들어 있다고 본다. 모든 '하이엔드' 마케팅은 보보스의 정신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특별합니다. 단순히 생존을 위해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당신의 '아이덴티티'를 위해 소비합니다. 이건 사치가 아니라 일종의 투자입니다."

 

묘하게 비꼬는 듯한 뉘앙스도 있지만, 글의 구절구절마다 뜨끔할 정도로 적나라하게 보보스의 행태가 묘사되어 있어서 재미있었다. 특히 우리 시대의 보보스가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있고, 어떤 욕구를 살살 긁어주면 반응할 수 있는지를 알고 싶을 때 재독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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