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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감상 남기기

아파트값 5차 파동: 역사에 비춰 보는 지금의 시장 국면

by 100살부자 2022. 11. 14.

<아파트값 5차 파동>

p. 218

돈 바람을 일으킬만한 시중자금이 뒤따르지 않자 오름세는 서울 지역 밖으로 확산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p. 219

통화량 증가 - 물가 자극 -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당시의 실물경기, 주택수급, 투자심리에 의해 좌우된다.

 

역사책을 읽으면서 현재를 비추어 볼 수 있으니 좋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 상황인 걸까? 그리고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까? 나는 원래 역사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관심 있는 분야가 생기니까 처음으로 역사서가 재미있어졌다. 한국이라는 좁은 땅 덩어리에서 집값은 어떻게 형성되어 왔으며, 사람들의 선호도는 어떻게 바뀌어 왔으며, 정책은 어떻게 바뀌었고 그 정책에 대한 시장과 대중의 반응은 어땠을까? 이런 질문들이 꼬리를 타고 타면서 상상의 폭을 넓힌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게 읽고 있는 건 '시중에 돈이 풀리는 경우'와 '그 돈의 향방'이다. 이전에는 단순히 '현재 시점'에서 '지금의 호가, 실거래가, 전세가' 등만 보았다. 그런데 전체적인 시장 그림을 볼 수 있는 포인트가 생긴 것이다. 중동으로 진출한 근로자들이 돌아오면서 달러를 가져오면, 큰 돈을 쓰고 싶어한다. 주식 시장이 좋지 않으면 사람들은 안전 자산을 투자하기 위해 부동산으로 몰리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주택 경기 마저도 좋지 않으면, 상가, 땅 등 다른 안전자산으로 옮겨간다.

 

시중 물가도 매우 중요하다. 시중 물가가 높아지면 아파트 값도 올라가기 때문에 사람들이 상승을 예상하고 아파트를 매수한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한계선이 있어서, 너무 올랐다, 소비를 한 후에 대출이자를 감당하기 힘든 정도다. 라면 감당할 수 없는 것이다.

 

이처럼 지금과 같은 시장 국면도 이미 역사 안에 다 있던 것들이었다. 그런 점이 너무 재미있다.

 

현재에 대해서는 신문 기사를 보면서 "아, 지금 너무 금리가 올랐고, 건설사들이 부도가 나고, 많은 사람들이 내년에 경기가 더 안 좋아질 거라고 생각하는 구나"라고 느끼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은행과 기업들이 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돈을 축적하려고 하니, 시중에 돈이 '남아 돌고' 있지는 않는 듯 하다. 나라와 기업, 가계 모두 긴축 재정인 상태인 것이다. 사람들의 '예상'과 '감정적인 불안, 방어심리'가 이렇게 실물경제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구나, 라고 몸소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그렇다면 정말로,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은 어떻게 될까? 책의 구절에도 있지만 '실물경기, 주택수급, 투자심리'에 따라 값이 좌우된다고 한다. 실물경기는 좋지 않고, 앞으로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주택수급은 일단 인허가 물량을 봤을 때 서울은 공급이 적다. 하지만 현재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다. 투자심리는,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가격대별로 심리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 같다. 16~17억대 물건들은 현재 1억 정도가 떨어져서 15억대인데, 15억 고가 자산의 주담대를 풀어주었으니 15억선에서 더 떨어지지 않으려고 버틸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전에 10억대 물건들이 1억 가량 떨어져서 8~9억을 형성하고 있는데, 9억에 대한 주담대도 완화되었으니 "우리는 10억 짜리인데 절대 떨어질 수 없지"라는 심리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전에 9억 이하의 물건들도 1~2억이 떨어져서 6~7억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 물건들이 가장 많은 투자자와 실수요자가 '노리고' 있는 물건이라고 생각된다. 30대들이 자신들이 모은 돈과, 대출을 통해서 감당할 수 있는 상한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에 6억대 물건이 없었기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해왔다. 하지만 9억 이하의 물건들이 가격이 떨어지면서, 6~8억대를 형성하는 동시에 더 싼 급매들이 나오자, 그 급매들이 게눈 감추듯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위에 쓴 것과 같이 "지금 이 시점"에서 그 가격대들이 다져질까? 심리적인 저항선이 있으니 더 떨어지지 않게 될까? 그건 일단 원래 전통적으로 이사를 많이 가는, 매수자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내년 1, 2월이 되어서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날 것 같다. 그리고 금리도 변동이 될 테니 말이다. 몇 개월 뒤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특히 여유가 되는 투자자들은 지금 들어가는 빠른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고 파악된다.

 

사실 정부가 투기, 조정지역을 해제하고 분양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주는 것은 조금 약한 펀치이다. 실질적으로 고금리가 촉발한 지금 시장 상황에서 '대출' 자체가 쉽지 않기 떄문이다. 그렇다면 가격대별로 주담대를 풀어준다고 해서, 수요자들이 움직일 것인가? 아직은 정말 가마니 지켜봐야 하는 것 같다. 바닥을 잡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경거망동 했다가는 크게 후회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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