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동기부여 마인드셋

[서평] 지방도시살생부 - 흩어지면 다 죽어!

by 100살부자 2022. 7. 1.

<지방도시 살생부> (부제: 압축만이 살길이다)

마강래 지음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은 지방에 얼마나 관심을 가질까? 사실 젊은 세대들에게 '여행'이란 코로나 전만 해도 해외여행이 대부분이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빼고는 돈을 쓰기 아깝다는 말이 많았다. 물론 짧은 코스로 여행을 다녀올 곳은 꽤 있었다. 강릉 바다, 춘천 닭갈비, 속초 게, 여수 밤바다, 부산 해운대 등... 하지만 지방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는 지방에서 상경한 친구들을 통하지 않는 이상 잘 모르기 마련이다.

 

지방은 그만큼 좁은 한국 안에서도 가깝고도 먼 곳이다. 이 책은 지방이 어떻게 '생존'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는지, 사실 얼마나 잘못된 방식으로 예산이 나가고 있는지, 지방광역시를 제외하고 중소도시도 생존하기 위해 앞으로 어떤 전략을 써야 할 지 등을 오랜 연구와 경험을 바탕으로 "강력하게 주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상 깊었던 부분과 코멘트

■ 결국 삶의 질에는 인구 자체가 아니라 '인구 감소'와 같은 사회변화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지방 중소도시의 절망은 젊은이들이 애를 낳지 않아서가 아니라 젊은이들이 도시를 빠져나가는데서 온다.

● 지방에서 '먹고 살 길이 없기'에 빠져나가는 젊은이들을 원망할 수는 없다. 아무리 먹튀출산을 하더라도 그건 인간의 본능에 따른 결과일 뿐, 지방에서 '돈'을 벌 길이 없다면 젊은이들의 유출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중소도시가 경쟁력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대도시-중소도시 간 고속 교통수단의 개통은 중소도시에 치명타를 입히기도 한다 ... 고속교통망이 빨대로 작용해 대도시가 중소도시의 경제활동을 흡수해버리는 '빨대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 매우 재밌는 부분이었다. 교통을 편리하게 해주면 중소도시에 좋은 게 아니라, 오히려 대도시로 인구가 흡수되어 버린다니! 물론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업종에는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동이 편리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결국은 어떤 지역에 사람들이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긴 게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 인구가 썰물처럼 빠져나간다고 해서 공공서비스의 양을 무작정 줄일 수는 없다. 주민 수가 많든 적든, 기본적으로 공급되어야 하는 최소한의 서비스가 있기 때문이다.

●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에 얼마나 많은 예산들이 불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상하수도를 없앨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미 만든 도로를 갈아엎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인구가 빠져나갈수록 인프라는 '방치' 되고... 그렇게다고 모든 가동을 멈출 수도 없으니 예산이 줄줄 샐 수밖에 없다. (지은이가 지방 도시는 팽창하면 죽는다고 말한 이유이기도 하다.)

 

■ 성공한 대규모의 축제조차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는 그리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게 과거 10년 이상의 경험을 통해 입증되었다.

● 심지어 보령머드축제도 적자였다고 한다! 축제는 말그대로 단발성인 홍보일 뿐, 지역 자체를 살릴 수는 없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떠오른 키워드는 '일자리'다. 순창고추장처럼 기계로 대체될 수 있는 산업이 아니라 고용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아야 도시가 살아난다. 소비는 그 다음이다. 일자리 자체는 어느 도시에나 도소매업자가 많을 수 있지만, 소비는 생산일자리가 있은 그 다음에야 형성되는 것이다. 그래야 도시가 생존하는 핵심인 인구도 유입되고, 인구가 시간이 흐르면서 늘어나고, 연계된 각종 산업이 살아나고, 그렇게 도시가 자생하는 것이다.

 

2050년에는 우리나라의 지방도시가 또 어떤 모습을 갖추고 있을까? 현재 100만 도시인 창원시 (마산, 진해 포함), 그리고 5대 광역시... 모두 지역의 특색을 살려 오래오래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곳에서 새로 태어난 지역민들의 사투리도 오래오래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